하나님의교회//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2017. 5. 23. 17:53

하나님의교회//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오늘날 수많은 이들이 하나님을 믿습니다.

 예수님 당시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당시의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린 사형수였고 지금은 30억가량의 인류가 신앙하는 구원자라는 것입니다. 

2000년 전에는 무엇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히도록 만들었을까요? 

또한 현재의 기독교는 그때와 얼마큼 달라졌을까요?



그들이 지키고 싶었던 것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을 때의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에 들어가셔서는 노끈으로 채찍을 만드시더니, 

제물로 거래되던 짐승들을 내쫓으시고 돈 바꾸는 사람들의 상을 엎으셨습니다. 

이 장면은 성경에서 나타난 예수님의 가장 과격한 행적입니다. 

무엇이 그토록 예수님을 분노하게 만들었을까요?


매년 절기가 다가오면 예루살렘은 여러 지방에서 유대인들로 북적였습니다. 

그들은 먼 여행길에 소나 양 등 제물을 가져오기도 어렵고 예루살렘에서 통용되는 화폐도 달라 불편을 겪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스라엘의 20세 이상 모든 남자는 성전세를 내야 했는데 이는 유대인의 화폐인 ‘세겔’로만 내야 했습니다. 

당시 통용되던 로마 화폐에는 황제의 얼굴이나 기타 우상 등이 찍혀 있어서 우상숭배의 염려가 있었던 탓입니다.


제물을 파는 자들과 환전상들은 이 점을 이용했습니다. 

다른 지방의 유대인 방문객들이 가지고 온 화폐를 세겔로 바꿔주거나 제물을 성전 앞에서 팔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데 성전 앞에서 장사나 환전을 하려면 절차가 필요했습니다. 

바로 제사장들의 승인입니다.


제사장과 상인들의 결탁은 필연적으로 부패를 불러왔습니다. 

제물을 파는 자들은 비둘기 한 마리를 팔 때도 터무니없는 가격을 불렀고, 

환전상들은 기본적으로 원금의 20%를, 많게는 50%까지 수수료를 챙겼습니다. 

제사장들은 이들과 긴밀히 협조하며 부당한 이익을 챙겼습니다. 

그곳은 투기판이지 더 이상 성전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은 이에 분노하신 것입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쏠쏠한 수입원을 잃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을 따르는 군중들이 늘어나는 것도 그들에게는 무척 위협적인 일이었습니다. 

결국 종교 지도자들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거짓 증인들을 동원하고 절차를 무시한 재판을 거쳐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것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그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들에게 돌릴지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들의 죄는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그들과 똑같은 것을 지키려 하는 자들


2000여 년이 흘렀습니다. 

예수님을 믿던 소수의 신앙은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퍼졌습니다. 

70억 인류 중 약 30억 명이 기독교를 믿습니다. 

특히 한국에는 2012년 기준 7만 8천여 개의 교회가 세워져 있습니다. 

편의점보다 교회가 더 많습니다. 

한국의 종교 지도자들은 어떤 신앙을 하고 있을까요.


몇 해 전, 대한예수교장로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주요 교단들은 ‘세습금지법’을 담은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세습금지법은 이름 그대로 교회를 아들이나 사위 등 가까운 이들에게 물려주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입니다.


교회를 세습한다는 말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부끄럽게도 교회 세습은 한국 기독교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받아왔습니다. 

대형 교회를 이끄는 대부분의 전임 목사들은 아들이나 사위 등 가까운 이들에게 교회를 세습하는 것을 관례처럼 여겨왔습니다. 

전임 목사들은 “원로들과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고, 성도들도 후임자를 잘 알기에 분쟁의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좋은 제도라면 법까지 만들어 금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는 성도들과 교회를 마치 사유 재산처럼 취급하는 행위입니다. 

게다가 정작 성도들의 의견은 무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임 목사 청빙은 투표를 통해 결정하도록 되어 있지만 이미 후임자를 내정하고 형식적인 투표만 치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세습금지법이 버젓이 존재함에도 여전히 수많은 교회들은 조항의 허점을 이용해 세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습의 종류도 가지각색입니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물려주는 격세세습, 허수아비 목사를 임시로 청빙했다가 그 다음에 자녀를 목사로 세우는 위장세습, 

비슷한 규모의 2개 교회가 아들 목사의 목회자를 교환하는 교차세습, 여러 개 교회가 힘을 합쳐 교차세습을 진행하는 다자간세습….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세습 편법이 많습니다.


목회 세습이 계속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한 신학대 교수는 

“교회 안의 기득권 세력들이 주도권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세습이 이루어지면 담임목사뿐 아니라 기득권 그룹까지 살아남게 된다”

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또 다른 교수는 포럼을 통해 

“교회세습은 단지 담임목사직만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물적 재산, 즉 교회 자본을 대물림하는 행위로 교회 사유화의 잘못된 관행이요 악습”

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어떻게든 대형 교회를 자손에게 물려주려 하는 모습에서 2000년 전 종교 지도자들이 겹쳐 보이는 것은 왜일까요. 

오늘날의 종교 지도자들이 지키려 하는 것은 2000년 전의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다시 오신다면, 노끈으로 만든 채찍을 다시 휘두르시며 세습을 추진하는 목사들을 내쫓으실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누구의 것인가


재미있게도 2000년 전, 예수님께 천국을 청탁(?)했던 사례가 있습니다. 

열두 제자의 일원이었던 야고보와 요한의 이야기입니다. 

두 사람은 예수님께 각자 하나님의 좌우편에 앉게 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나머지 열 명의 제자들이 그냥 넘어갈 리 없었습니다.

 술렁이는 상황 속에서 예수님께서는 천국이 어떤 자의 것인지 교훈하셨습니다.



천국은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신앙과 믿음을 가진 자들에게 허락된 공간입니다(눅 18:16~17). 

사도들은 이러한 가르침을 계승하여 초대 하나님의교회를 세웠습니다. 

죽기까지 충성하며 하나님의교회를 세웠음에도 사도들은 누군가의 업적으로 하나님의교회가 세워졌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교회와 성도들이 자신들의 소유라고는 털끝만큼도 생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종교 지도자는 신앙인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야 할 자들입니다. 

그들의 행보에 따라 신앙인들은 구원의 길로도, 멸망의 길로도 향할 수 있기에 그 책임이 막중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교회를 자신의 사유 재산처럼 여기며,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후대에게 물려주려 합니다. 

2000년 전의 사도들이 작금의 기독교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요.


정말로 지켜야 할 것


기독교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느라 혈안이 된 모습들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정말로 지켜야 할 것을 잊고 있습니다. 

기독교가 지켜야 할 것은 기득권이 아니라 구원의 소망이며 빛과 소금의 사명입니다. 

교회는 어느 목사의 것도 아닙니다.

 교회의 주인은 오직 하나님이심을, 모든 기독교인들은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



<참고자료>

성서 그리고 역사 - 장 피에르 이즈부츠 지음, 황소자리

성서속의 불가사의 - 동아출판사

JTBC - '쿼바디스' … 한국 대형교회 '민낯' 드러내

이뉴스투데이 - 변칙세습 성행…직계세습 피해가는 목사들의 '꼼수'

중앙일보 - “믿습니까?” 물으면 “아멘!” … 이건 중세시대 박제화된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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